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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슨의 심리 사회적 발달이론

에릭슨의 심리 사회적 발달이론

 

 

에릭슨(E H. Erikson, 1902~?)은 프로이트의 이론을 확장시켰고 개인이 기능하는 데 있어서 자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에릭슨은 인간의 발달은 생물학적 요구(성숙과정)와 사회적 압력간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된다고 하면서 사회화의 차원을 강조하였다. 에릭슨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전 생애를 발달의 과정으로 본 최초의 이론가이다.

 

 

에릭슨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덴마크 사람이었는데 에릭슨은 이혼 직후 태어났다. 유태계 덴마크인인 어머니는 같은 계의 남자와 재혼했다. 부모는 유태인의 외모를 지녔으나 에릭슨은 덴마크인의 외모를 지녔고 이방인으로 취급되는 환경에서 자랐다. 에릭슨은 미술을 좋아했으며 개인초상화가로 일했다. 25세 아동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아동정신분석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프로이트의 딸인 안나 프로이트와 함께 연구했다. 에릭슨은 인간의 발달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특정인에 대한 전기적 연구를 하기도 하고 문화인류학적 의문을 풀기 위해 인디언 부족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기도 하였다. 에릭슨이 관심을 가진 것은 서로 다른 문화적 여건 속에서 자라는 아동의 생활이었다. <아동기와 사회>라는 책에서 에릭슨은 문화권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편적으로 거치게 되는 인생의 8단계를 제시하고 있다.

 

 

에릭슨은 성숙의 힘에 지배되는 발달단계가 존재하며, 8단계의 각 단계마다 개인과 그를 둘러싼 사회 환경 간의 상호작용이 빚어내는 심리 사회적 위기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궁극적인 자아정체감과 심리적 건강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각 단계의 위기를 극복해야 하며 자아는 여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1단계: 기본적 신뢰감 대 기본적 불신감

에릭슨에 의하면, 자신과 타인에 대한 신뢰의 감각은 인생 처음 1년 동안의 경험에서 파생된다. 이 시기에 처음으로 맺게 되는 사회적 관계에서 유아의 욕구와 필요가 적절히 일관성 있게 충족되면 유아는 돌보는 사람뿐만 아니라 그 외의 타인도 신뢰하게 된다. 기본적 신뢰감의 형성은 세상에 대한 태도를 형성한다. 이 시기의 신뢰감 형성은 인생 후기의 모든 사회적 관계의 성공적 적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한편 에릭슨은 불신감의 효용 역시 언급하고 있다.

 

 

2단계: 자율성 대 수치심(1~3)

신경계의 발달로 배변 조절이 가능해지며 걸을 수 있게 되고 혼자서 먹을 수 있게 된다. 유아는 스스로 선택하고자 하며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려 한다. 유아는 자율성을 갖고자 하며 새로운 힘의 감각을 익히게 된다. ‘’ ‘내 것같은 말을 자주 하며 아니야’ ‘안해’ ‘내가등을 써서 자기주장을 한다. 배변을 주무르거나 혼자 먹는다고 밥상을 엉망으로 만드는 등 유아가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려 들게 되면, 사회화의 수행자인 부모는 유아가 사회적으로 적합한 행동을 하도록 훈련시킨다. 이러한 사회적 기대와 압력을 의식하면서 수치심과 회의가 나타난다. 이 시기에 아동의 훈련을 위해 아동의 노력을 묵살하거나 실수를 과장하며 수치심을 심어주면 아동은 스스로 하고자 하는 충동을 능가하는 수치심과 회의를 발달시키게 된다.

 

 

3단계: 주도성 대 죄책감(3~6)

이 시기의 유아는 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활동영역도 넓어지며 새로운 것에 대해 끊임없는 호기심을 나타낸다. 주도성이란 대범하고 호기심이 많으며 경쟁적인 특성을 말한다. 주도성을 지닌 아동은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설정하며 그것을 달성하려고 한다. 예를들어, 5살짜리 아동은 블록을 얼마나 높이 쌓을 수 있는지에 도전하고 침대에서 누가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지를 내기하고 처음에 보는 것은 무엇이든 호기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캐묻고 할 것이다. 이 시기의 아동의 행동은 목표지향적이고 경쟁적이며 상상력이 풍부하고 대범하다.

한편, 이 시기는 오이디프스 콤플렉스의 시기로서 양심이 발달하게 되는데, 양심의 발달은 적극성을 통제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아동은 초자아의 발달로 위험한 충동과 환상을 억재 한 게 되는데, 이후로는 영원히 인간의 순진한 열망과 대범성은 자기통제나 처벌 등을 통해 억제될 것이다. 부모는 이 시기의 아동이 느끼는 죄책감이 주도성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이해심 많은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에릭슨의 견해에서 보면, 초자아를 형성하는 것은 인생에서의 커다란 비극이다. 아동의 행동을 사회화시키기 위해서는 초자아의 발달이 필요하지만, 초자아는 이 시기 아동이 인생을 대하는 대담한 주도성을 위축시켜 버린다. 그러나 부모가 자신들의 권위를 줄이고 아동으로 하여금 흥미있는 일들에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다면 아동은 그들의 야망을 포기하지 않고도 자신들의 야망을 사회생활의 목표에 맞게 적절히 부합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4단계: 근면성 대 열등감(7~12)

이 시기는 자아성장의 결정적인 시기이다. 이 시기의 아동은 기초적인 인지적 기술과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게 되며, 사회에서 통용되고 유용한 기술을 배우는 데 전념한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꾸준한 주의집중과 지속적인 근면을 유지하는 자아력을 발달시킨다. 또 이 시기의 아동은 또래들과 어울려 놀고 일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이 단계에서 지나치게 부적절감이나 열등감을 경험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초등학교 시절 교실이나 운동장에서 맛보았던 실패의 아픔을 하나 둘 쯤은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심한 열등감은 여러 가지 원인에서 오는데, 전 단계의 갈등이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되기도 하고, 때로는 아동에 대한 학교와 지역사회의 편견 때문에 근면성의 발달이 방해를 받기도 한다.

 

 

5단계: 정체감 대 정체감 혼미

에릭슨은 모든 시기 중 청년기에 가장 주목했는데, 청년기는 급격한 생리적 변화로 인해서 성적, 공격적 충동이 자아를 위협할 정도로 강해지는 격동의 시기라고 보았다. 청년기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새로운 자아정체감, 즉 나는 누구인가 또 거대한 사회 속에서 나의 위치는 어디인가에 대한 느낌을 확립하고 자신의 능력, 역할, 책임에 분명한 인식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체감의 형성은 전생애에 걸친 과정이지만 정체감의 문제는 청년기에 위기를 맞게 된다. 왜냐하면 청년기는 내외적인 변화(신체적, 사회적)가 많이 일어나고 미래와 관련된 많은 선택이 이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사춘기 동안의 급격한 신체적 변화로 인해 청년들은 자신의 모습에 당황해하기도 하며 10대들이 거울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그러나 정체감의 문제는 이러한 신체적 변화나 본능적 충동 이외에 사회적인 측면을 함축하고 있다. 청년들은 다른 사람들 눈에 자신이 좋게 보이지 않으면 어쩌나 다른 사람의 기대에 어긋나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사회에서의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급속하게 성장하는 정신능력을 갖춘 청년들은 자신 앞에 놓인 무수한 선택의 가능성에 압도된다.

이 시기의 청년들은 자신의 의문에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다. 고민과 방황의 시간이 길어질 때 정체감 혼미가 온다고 에릭슨은 말한다. 이와 같이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확신을 갖기가 힘들기 때문에 청년들은 소속집단에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어 당파적이고 편협하고 동지와 적을 구분하여 자기와 다른 사람들에게는 배타적으로 될 수 있다. 방황이 계속되면 부정적인 정체감이 형성되기도 한다.

 

 

6단계: 친밀감대 고립감(성인기)

에릭슨은 성인기 단계를 고려한 최초의 프로이트 학파 학자이며 발달 연구자들 중의 한 사람이다. 청년기 이후의 단계들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과 보살핌을 넓혀가고 심화시켜가는 과정을 나타낸다. 성인기에 이르면 상대방에게서 공유된 정체감을 찾으려 하기 때문에 타인과의 친밀감을 형성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 물론 청년기에도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청년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다른 사람들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등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사랑을 하면서도 자기 몰두적이다.. 청년들은 상대방을 통해 자기를 정의하려고 하기 때문에 자신을 해명하는 문제에 골몰해 있기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에서 진정한 친밀감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다.

정체감을 확립하지 못한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 자신이 없기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에서 친밀감을 형성하지 못하고 고립하여 자기 자신에게만 몰두하게 된다.

 

 

7단계: 생산성 대 침체성(중년기)

두 사람이 친밀감을 형성하게 되면 그들의 관심은 두 사람의 관계를 넘어서 확대되어야 한다. 그들은 다음 세대를 이끌고 가르치고 키워나가는 데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생산성은 자녀를 낳고 기르는 것뿐만 아니라 넓게는 다른 사람들이나 그들의 다음 세대를 위해 일하거나 그들에게 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는 데 기여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생산성이 결핍되면 성격이 침체되고 불모화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종종 유사 친밀 상태로 퇴행하거나 타인에 대한 관심보다는 자신의 욕구에 더 치중하는 경향이 있어서 스스로에게 빠져들어 타인에 대한 관대함을 잃기 쉽다.

 

 

8단계: 통합성 대 절망감

때때로 노인은 오랜 경륜의 지혜를 갖춘 존재로 생각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옛날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노인들은 체력과 건강을 잃고 은퇴로 인해 직업과 수입원을 잃고 시간이 지나면서 친구나 배우자를 잃기도 한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는 오랜 경륜의 가치를 많이 약화시켰다. 성공적인 노년은 이러한 신체적, 사회적 후퇴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데 여기서 에릭슨이 강조하는 적응은 외적인 것이 아니라 성숙과 지혜에 대한 잠재력을 갖기 위한 내적인 투쟁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경우 노년기에 들어서면 자신의 생애를 되돌아보며 자신의 인생이 가치 있는 것이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이미 살아온 생애가 후회스럽고 되물리기에는 너무 늦어버려서 보다 나은 삶을 선택할 수 없다는 궁극적인 절망감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절망감이 사소한 일들에 대한 혐오로 나타나기도 한다. 노인들은 다른 사람의 실수나 잘못을 참지 못하는데 이것은 스스로에 대한 경멸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노인은 이러한 절망감 속에서도 통합감을 찾으려 한다. 자아 통합감이란 지나온 인생에 대해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받아들이고 인생의 의미를 찾게 되어 인생에 대한 참다운 지혜를 획득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 그때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거였는데 나는 실수를 했다, 그러나 나는 그 때 그럴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내게는 최선이었다는 태도를 갖는 것이다.

사람들은 노인의 외적인 쇠퇴에 초점을 두어 노인에게 연민을 가지기 쉬운데 에릭슨은 노인들의 내적인 투쟁에 초점을 두었다. 노인들은 죽음을 면전에 두고 인생의 의미를 되묻고 있으며 인생을 의미 있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지에 답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다.